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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ㅣ Lee,jiwon 작가프로필 상세보기

없는 계절

2017.08.25(SAT) - 09.21(Thu)
Artist Talk : 2017. 08. 26. 4PM


<없는 계절1>, acrylic on canvas, 45.5x60.6cm, 2017
 


전시서문

어느 날 약국에 들렀다. 발바닥에 난 상처에 덧대기 위한 붕대형 접착밴드를 사기 위해서였다.

그 약국에 들어간 몇 명의 손님들 중의 하나였을 나를 향해 그는 기계적인 웃음을 보이며 무엇이 필요한지를 묻는다. 이미 입구에 들어서면서 벽에 걸린 붕대를 훑어 본 나는 역시 기계적으로 내가 사고자 하는 것을 말한다. 최대한 내가 원하는 상품에 적합한, 짧고 간결한 단어를 사용한다. 붕대형 밴드를 찾는다는 내 말에 그는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밴드와 붕대를 모두 떠올려 보는 듯 했다. 머뭇거리는 그의 표정을 읽은 나는 재차 길이가 길고 맨살에 붙이는 밴드가 있는지 물었다. 처음 그가 가져다 준 것은 일반적인 일회용 밴드였다. 나는 길이가 긴 테이프 형태의 밴드를 찾는다 재차 말했다. 드디어 그의 아리송한 얼굴이 환해지며 자신있게 물건을 꺼내 준다. 테이프 형태의 그것을 계산 하고 약국을 나서며 포장을 뜯어 확인을 한다. 이건 발바닥에 붙일수 있는 접착밴드가 아닌 그냥 붕대다. 나는 약국으로 되돌아 갔고, 결국은 테이프처럼 둘둘 말린 반창고를 계산하여 집으로 향했다.

일상의 모든 관계는 언어라는 약속된 기호로 채워져 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그 대상을 지칭해야 하고, 타인은 그 기호를 수용하고 다시 본질을 이해한다. 잠깐 스쳐지나는 타인과의 대화 부터도 비현실적이다. 그 대화 속에서 주체인 나는 과연 본질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포착하고 의미전달을 했는가, 혹은 상대방에게 타자인 나 역시 누군가가 말하고 있는 의미를 정확히 파악 한 것인가’.

언어가 이동하는 사이에서 서로가 이해하고 있는 본질의 차이를 느낄수록 이 두가지 의문은 커진다.

첨예하게 선택한 언어로 규정된 의미는 본질을 미묘하게 비켜간다. 각각의 주체가 행하는 선택적 수용과 부분적 이해로 인해 미묘하고 깊은 언어의 틈 사이로 빠져버리는 탓에 모호해 지는 것이다.

이 모호함은 불안함을 가져온다.

결국 본 작업은 우리의 관계속에서 매 순간 미끄러져버리는, 실재(the real)에 관한 이야기 인 것이다.


<없는 계절2>, acrylic on canvas, 45.5x60.6cm, 2017


<없는 계절3>, acrylic on canvas, 45.5x60.6cm ,2017


<없는 계절4>, acrylic on canvas, 45.5x60.6cm ,2017


본 전시는 대안공간 눈에서 기획하였으며, 관람료는 없습니다.
전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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