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의 <내재형상 (Immanence Form)>展 작가와의 대화]


Q. 이번 전시 작품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Immanence Form >  Mixed media Installation 2017 / Corpse Fabric . Mixed Sculpture

이 작품은 보이는 형상이 그러하듯 목을 메는 행위이다. 나의 내재에 , 혹은 어떤 누군가의 마음속에 내재 되어 있을 그런 마음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작업이다. (작품에 쓰인 하얀천은 시신의 얼굴을 덮을때 사용하는 멱목 (目) 이라는 천이며.내 작업의 주재료로 사용 되는 오브제중에 하나이다.)


<Fragments Urbain : De l’existence à l’existant >Mixed media Installation 2017 / Embalming water (Incense water) . Headstone . Hemp . Jar

이 작품은 무연고자가 되기까지 의 수많은 사연에 비해 문상객 하나 없는 초라한 죽음을 고인의 인생여정 처럼 제멋대로 흐트러진 향과 향물, 무명의 비석과 삼베를 사용하여이들의 짧고 슬픈 여정을 위로하고자 제작한 위령제 같은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검은 무명 비석은 예전 비석공장에서 일하며 무연고 사망자들을 위한 작은 석조위패를 만들때 사용하던 틀에 화산재로 만든 화산석 가루를 먹물과 혼합하여 제작 하였다.타고남은 재 성분의 재료를 사용하여 다시 비석을 만드는 방식을 취한건 삶과 죽음의 관계를 중의적인 의미로 담아보려 했기 때문이다.그리고 검은 항아리에 담긴 물은 시신을 염할때 쓰는 향물이다. 현재는 주로 화학약품을 사용하지만 전통의 방식은 향물로 염을 한다.항아리는 장례식장 한켠에서 재떨이로 사용되던 것을 가져와 향물을 담았고 철제향은 도심속 쪽방촌 건물 옥상에 수많은 낡은 안테나가 널브러져 있었던 것을 본적이 있었다.안테나를 만들때 사용하는 재료를 구해 부식시키는 과정을 거쳐 향 으로서의 시각적인 표현을 함과 동시에 도시에 방치되어 있는 인간들에 대한 애도등 여러가지 중의적인 의미로 설치하였다.

 


<C’est Tout>  Mixed media 2016

오래전 어머니의 장례식장에서 어머니의 유골함 을 받았을때 내가 느낀 허무함 은 고통과 슬픔보다 더 컸다.어쩌면 나는 이런 허무함 을 얘기하고 싶어 하는것일지도 모르겠다.실제 무연고 사망자들의 유골을 담는 플라스틱 봉안함 을 구입해 그대로 사용하였다. 이 것이 내가 하고 싶은 궁극적인 이야기이다. C’est Tout. "그게 다야." 



Q.동그란 원을 뒤엎은 먹의 표현이 얼핏 보면 무언가가 타고 남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먹을 사용한 이유는 앞서 말했지만, 먹을 만드는 성분인 재가 중의적인 의미를 가져온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것이 무언가가 타고 남은 것이라는 느낌을 염두해 두고 작업을 한 것은 아니지만 궁극적으로는 내가 원했던 '중의적'이라는 의미와 관통하는 것 같다.


김도영 작가와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다.

Q.무연고자 혹은 죽음에 관한 작업을 시작한 특별한 계기나 동기가 있나?

죽음이라는 주제만을 다루는것은 아니지만 현재는 죽음에 관련된 주제들로 주로 작업을 하고 있다.하지만 죽음이라는 주제는 내게 굉장히 익숙하고 중요한 주제이기 때문에 처음 작업을 시작할때부터 주로 다루던 주제였다. 무연고 사망자 들에 관한 작업의 시작은 예전에 비석공장에서 일을 할때가 있었는데 한달에 한번정도 스님이 찾아와 작은 위패같은 비석을 만들어 달라 하셨었고, 그때부터 작업의 주제로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무연고자나 죽음이라는 주제의 작업들을 하면서 생각해보니 예전 연인의 자살이라던가 가족이 없는 사이 돌아가신 어머니의 기억 이라던가 이런 죽음이라는 사건을 겪으며 나의 기저에 트라우마가 형성되어 있었던거 같다.  나는 그 상처나 고통을 고의적으로 외면하고 있는것이라 스스로 진단해본적이 있다. 그리고, 혼자 죽는 사람들에 관한 여러가지 생각을 해오다 이것이 그들에 대한 문제 뿐이 아니라 나 역시 혼자 죽음을 맞이하지 않을까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부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서 조금 더 본격적으로 작업을 하게 된거 같다.

Q.무연고자 분들을 다루면서 궁극적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나는 무연고자 분들을 다루면서 사회를 바꿔야지 라는 거창한 의미는 아니다. 물론 내가 사회의 한 구성원이기도 하고, 40대 작가로서 사회적인 책임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아주 간단하게 말하자면, 외부에 이런 사람들의 생활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메신저 역할을 하고 싶은 정도이다. 나머지 판단이나 사회적인 행동들은 다른 혹은 각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김도영 작가가 설치를 준비하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