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린+김태연의 <미묘한 관찰>展 작가와의 대화]

박세린

 저는 벽에 그려져 있는 회화작업을 했다. 일상에서 얻는 기억의 요소를 자연으로 풀어내고 있다. 작업의 계기는 창밖의 풍경을 제 자신이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면의 공간은 바꿀 수 없지만 창 밖에 있는 풍경들은 내가 꿈꾸는 이상세계와도 같다고 생각을 했고, 창의 개념을 생각하다 보니 커튼이나 블라인드나 이런 요소들보다는 창밖의 풍경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 창은 외부세계와 내부세계를 연결하며 동시에 저의 내면과 바깥을 연결해 주기도 한다. , 작가와 관객의 만남도 연결해주기도. 나는 그런 여러 가지 재미있는 개념들을 생각해서 작품을 진행하게 됐다. 내 작품에서 주로 꽃을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이전 작업에서는 자연풍경을 위주로 작업을 했지만, 쓸 수 있는 색들의 한계가 느껴졌다. 초록색이나 블루를 위주로 작업하다보니 어떻게 하면 다양한 색을 쓸 수 있을까 생각해보게 됐다. 아크릴과 캔버스 위주로 작업을 했는데 창이라는 이미지를 쓰다 보니, 창 위에 직접적으로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 나는 아크릴의 투명성이 그 이미지를 대신 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캔버스와 아크릴의 media(매체) 차이가 있긴 하지만 다양한 광택을 시도해봄으로써 내가 표현하려는 자연의 세계를 조금 더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 할 수 있었다.



Q:
상대방이 창을 볼 때에는 창 밖을 보게 되는데, 작업은 안쪽에서 한 것
같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A: 창이라는 개념을 응용해서 작가가 느끼는 perspective를 관객도 느끼게 하고 싶었다. 작가가 이런 시각으로 자연을 바라보며 작업을 했구나 하는 느낌이 들도록 하고 싶었다. 작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점은,'내가 마음이 편한가' ,'내가 작업을 즐기는가'이다. 이를 작업을 하며 지속적으로 확인을 해야 관객들도 편안하게 작품을 감상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

Q: 기억을 다룬 작품이지만 작품을 구성하는 물감의 패턴이 일정하다. 의도한 점이 있는지?

A: 보통 작업을 할 때 스케치 없이 유기적으로 변화하는 감정과 그날의 기분과 여러 가지 의식적 무의식적 요소들이 합쳐져서 작품화한다. 또한 작업할 때에 보통 열가지의 layer를 두고하는데, 그 레이어 하나하나가 기억과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작업을 하며 짤막한 글 같은 것을 적어놓는 습관을 통해 그 기억이 다시 현실화될 것 같은 경험을 하고 있어서 기억에 대한 layer들을 작품에 다 담아내고 있다.


김태연

이번 전시에서는 인물간의 관계와 기억을 하는 과정을 다뤘다. 인간이 기억하는 과정을 어떻게 회화로써 표현할 수 있는지 다루고 싶었다. 왜냐하면 기억이란, 순간적으로 어떤 것을 기억하고자 하면 그것을 완벽하게 다시 끄집어내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계속 변화하며 볼 때마다 다른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그것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일상과 그 순간의 기억을 저장하고 그 사이에 오류가 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다.


Q. 작품이 설치된 느낌을 보면 병풍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원래는 병풍처럼 작업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분명 이것이 회화긴 하지만, 마치 '레고블럭'처럼  여기고 싶었다. 최적화된 공간에 반응을 하게 하고 싶었고, 유연하게 움직이며 감상하게 하고싶었다. 그러다보니 작품을 바닥에 세워 배치하게 됐다. 그렇게 하다보니, 공간과의 호흡도 좋아진 것 같다.

Q.그렇다면 설치의 의도 또한 궁금하다. 회화 작품을 바닥에 '세워' 감상하는 의미가 무엇인가?

이 작품은 보는 각도와 거리 등 공간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 때문에 그 누구 같은 기억을 할 수 없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또한 박세린 작가의 작품을 가리기 싫어서 그런 것도 있다.

Q.작품을 지지하는 나무틀은 투박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경첩이 보이는 것은 캔버스 날 것 그대로 표현하는 느낌이 들기도. 혹시 그 느낌을 의도한건지?

원래 커튼작업도 했었고 경첩을 안보이게도 했었다. 작업을 계속 하면서 회화 작업에 충실하기 위한 것도 있고, 2차적으로 공간과 함께 두면서 기억을 잘 못하게 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렇기 때문에 위에 메다는 것 처럼 시각적인 충격은 비교적 자제하고 싶었다.
 

Q.작품을 보면, 미묘하게 관음한다는 기분이 든다. 작가의 작업에서 '관음'이라는 키워드가 떠오른 다는 것은, 작품의 안 밖에서 '훔쳐본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인 것 같다.

A: 동양화 기법으로 겉과 안에서 채색을 했고 다방면에서 이작품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우리가 집착하는 것이 어디까지가 정확한 것이고 어디가 그렇지 않은것인지이 경계가 애매하기 때문에 반사를 이용했다. 기억의 모호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두 작가가 설치를 하고 있는 모습.


작가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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