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프로젝트 지브라_part2. 김은혜

                                                                                           프로젝트 지브라_평론가를 꿈꾸는 대학생
                                                                                                                                           -이재신


우리는 누구나 탄생하면서부터 무엇인가에 소속된다. 무엇인가에 소속된다는 것은 자아가 안식할 공간을 얻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안식할 공간의 부재는 개인에게는 크나큰 불안을 줄 수 있다. 소속감 所屬感을 잃은 개인은 단순히 플라톤의 국가론과 같은 거창한 이야기는 크게 와 닿지 않을 것이다. 국가가 없으니 마니 하는 문제보다 개인적인 압박감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에는 소속의 부재로 인한 불안감을 안고 사는 개인들이 많다.

김은혜 작가는 작게는 개인적인 유발동기 incentive, 크게는 사회적인, 초월적인 유발동기로써 이런 불안을 화폭에 옮겼다. 작가는 보이는 것의 부재, 양가적 시선, 중간자, 공간이라는 큰 키워드를 활용했다. 보이는 것의 부재는 신앙을 믿는 작가 본인에게 있어서 보여야 할 것의 부재이다. 보인다는 것은 존재한다는 것이나 종교에서는 종교적 지도자가 보이지 않아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는 양면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한 양가적 시선은 현존하는 곳과 지향하는 곳을, 중간자는 경계와 통로를, 공간은 마음/신체의 공간 혹은 잠재적 공간을 의미한다. 곧 작가는 어떠한 공간의 외부와 내부를 중간자적 입장에서 모두 조명한 것이다. 이를 보았을 때 작가는 양면적인 것에 대한 탐구가 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본 그림은 대학시절 작가가 인간의 욕심을 담아내고자 진행한 그릇 작업을 넘어 그릇의 내부로까지 시선이 이동한 결과물이다. 작가는 그릇이라는 화폭에 구축된 건축적 막 을 중간자적 입장에서 내부와 외부를 동시에 표현하였다. 그릇의 내부에 존재하는 것은 소속된 기억 즉, 외부와는 단절되어 소속감을 갖는 기억이고 내부에서 쏟아져 나오는 기억은 잊혀가는 것이거나 혹은 단절된 소속감을 표현한 듯하다. 작가는 효율적으로 이를 표현하기 위해 자신을 타인화 他人化하고 그릇과 다중캔버스 등을 사용하여 공동체적 소속의 부재와 경험한 공간의 망각 oblivion을 동일시하였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이런 방식은 모두 경험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에서 난해하기는 하나 표현 방식과 사고방식은 프로젝트의 여타 작가들보다 독특해보였다. 작가의 그림을 보노라면 화폭 속에 오롯이 비움채움의 면에서 <반야심경>의 색불이공공불이색 색즉시공공즉시색 (色不異空空不異色 色卽是空空卽是色)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지 않나 싶다. 이러한 면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와 대중의 이해도, 만족도에 맞게 구현한다면 작가의 그림은 관객들에게 큰 깨달음을 주는 작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