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프로젝트 지브라_part2. 전해윤
<투명함에 대한 고찰>

                                                                                           프로젝트 지브라_평론가를 꿈꾸는 대학생
                                                                                                                                           -이호준


    투명함에 대한 고찰

예술가는 말로 소통하지 않는다. 자신의 생각과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어떠한 글이나 문구로 설명하지 않는 것이다. 어떠한 깨달음이 있더라도 쉽사리 직설적으로 단순하게 표현하지 않는다. 예술가들은 음악이라던지 미술 작품 등의 매개물을 설정한다. 이 작가는 특별하게 유리라는 것의 물성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매개물로 삼았다. 그것을 매개물로 삼는 예술가의 과정에는 작가만의 고뇌가 있었고, 그것에 대한 해결의 과정 속에서 깨끗한 유리라는 물성에 눈을 뜬 것이다. 우울함과 부정 속에 사로잡히면서 문제로부터 회피만 반복하는 작가의 반복 속에서 우리는 작가가 유리라는 매개물을 통해서 싱그럽고 깨끗함으로 회귀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유리 속의 현실

현실이라는 작품이 가장 전시에서 눈에 띄고 내포하는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게 했다. 꿈에서나 볼 듯한 아름다운 모스크 성당이 샌딩되어 있는 유리에 매번 존재하는 273번 버스는 현실을 가늠케 한다. 작가노트에서도 알 수 있듯 작가는 우울한 감정과 피폐 속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현실 속에서 바쁘게 사는 것을 택한다. 비록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이러한 과정 속에서 작가가 겪는 현실 모습들이 작품 속에 273번 버스로 투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물성이 반대인 유리에서는 그런 현실 속에서 볼 수 없는 모습들, 곧 현실이라 얘기하는 것과 반대인 마치 현실에서 도피된 여행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 펼쳐진다. 그런 높은 첨탑을 자랑하는, 모스크가 아름다운 성당에 모습에서도 273번 버스는 크게 자리 잡고 있음에 화가의 가슴 속에 자라난 현실의 크기가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었다. 필자가 유럽여행이 갔을 당시가 생각났다. 여행을 통해서 정말 한국에서 쌓아둔 일들은 모두 잊고 여행에만 집중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참 그게 어려운 일이란 것을 알았다. 중랑차고지와 동교동을 오가는 전해윤 작가님의 273번 버스처럼 염곡동 차고지와 옥수동을 오가는 421번 버스가 내 마음 속에 자리하고 있는 유럽여행이었던 듯하다. 이런 내 경험도 생각나게끔 하는 작품이고 상당히 공감할 요소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유리라는 소재의 다양성

작품들을 통해서 유리라는 소재의 변형이 샌딩이라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음을 알게되었다. 매우 값진 경험이었고, 인상적이었다. 유럽여행 시절 베니스에 갔을 때 갔을 때 무라노섬 보았던 유리공예가 유리로 할 수 있는 미술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또 다른 신선한 충격이었다. 보면서 샌딩이라는 방식 이외에도 또 다르게 접근할 수 있는 건 없을까 생각했는데, 샌딩이라는 방식 자체는 매우 훌륭하다는 생각을 했다. 거기에 스팟라이트를 비추었을 때 생기는 효과도 매우 아름다웠다. 그런 감상 속에서 그러한 샌딩유리에 색을 입히고 그 위에 빛을 비추었을 때 생기는 효과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는데, 스테인드글라스에서 나오는 효과와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유리세공을 전공하지 않아 그 방식에 대한 이해는 부족하지만 그러한 시도를 해 봄으로써 그런 효과를 창출해낸다면 엄청난 아름다운이 또 생겨날 것이라 확신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작가의 시도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유리라는 프레임을 통해서 세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전해윤 작가의 작품을 감상해보았다. 자기 자신에 대한 질문을 출발점으로 하여 유리라는 매개물을 통해서 대중과 소통하는 전해윤 작가, 현실에 대한 우울함과 부정도 깨끗한 물성인 유리를 통해 재해석 될 수 있다는 한 예술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하나의 문제인식이 한 작품으로 창출될 수 있다는 것에 감탄했고, 그에 작가에게는 큰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