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프로젝트 지브라_part2. 오지은
<모른 척>

                                                                                           프로젝트 지브라_평론가를 꿈꾸는 대학생
                                                                                                                                           -김수지
 

일반적인 풍경들의 나열로 보이는 오지은 작가의 작품은 흔히 볼 수 있는 상업 작품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녀의 작품은 우리가 어떤 사건을 외면할 때 마주하는 순간의 풍경을 포착한 다. 허물어지는 허름한 동네를 보았을 때의 외면, 세월호 진상 규명 시위를 볼 때의 우리의 외면, 안타까움마저 소진되어 무력감을 동반한 방관자의 시선을 포착한다.

<모른 척>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2주기가 훌쩍 지났다. 사고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진 이유가 정말 없는 것인지, 숨기는 것인지 하루아침에 자식을 읽은 부모들은 그 원통함에 시위를 계속한다.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최악의 인재에 시민들은 함께 분개하며 그들을 지지하는 듯 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진상규명은커녕 정치적 공방만 벌어지는 탓에 그들을 향한 추모의 열기도 잦아들었다.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사람들의 반응도 여러 갈래로 나뉜다. 유가족들이 단식 투쟁하는 현장에 찾아와 피자, 햄버거, 치킨 등을 먹으며 자식을 이용해 돈을 탐한다며 조롱하는 부류, 추모의 물결에 동화되어 지지하다 서서히 잊어가는 부류, 안타까워하며 연민의 감정만을 느끼는 부류로 나뉜다. 그 사고를 당한 사람은 사고를 당할 운명에 처해져 있던 것이 아니다. 그 사고는 희생된 사람들만이 겪은 유일한 사고가 아니라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고 다음엔 내가, 내 가족이 당할 수도 있는 사고다. 내가 아니라는 안도감 섞인 값싼 연민은 희생자와 유가족을 두 번 죽이는 일이다.

누가 감히 유가족의 슬픔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마음속으로 조용히 위로한다는 변명아래 외면했던 나의 속내, 누군가의 속내를 드러낸다. 광화문 시위 현장을 지나가다 나도 모르게 시선을 회피하며 땅을 쳐다보는 순간을 포착한 <모른 척> 작품이다. 순간의 터치와 오일이 가득 섞여 가볍고 반투명한 물감은 그 거리를 빠른 걸음으로 지나치는 속도감을 재현한다., 불안한 시선은 사선으로 표현된다. 그 방관의 시선과 회화의 표현력은 응집되어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방조, 묵인

작가의 시선 포착은 다른 작품으로 이어진다. 사라질지도 모르는 불안감을 지닌, 도시보단 동네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리는 공간의 포착이다. 허물어져가는 집, 낡아 빠진 건물, 옛스러움으로 가득한 거리를 보면 왠지 모를 향수가 떠오른다. 아주 어렸을 때 할머니 시골집을 가던 길, 친구들과 술래잡기를 하던 거리, 그 때의 추억을 잊고 살았던 지금의 모습이 겹쳐지며 나도 모르는 향수에 빠지는 것일 테다. 지구 위의 낙후된 것은 전부 없애버리겠어. 라는 듯 무분별한 개발을 하고 있는 지금 대부분 우리 기억속의 낡은 거리는 사라지고 없을 것이다. 작가는 우리의 기억 속에 아릿하게 남아있는 거리의 풍경을 그려낸다. ‘사라지면 안 돼라는 마음과 그럼에도 지켜볼 수밖에 없는중의적인 마음과 허무함을 붓질이 달래주기라도 하는 것 같다. 작가의 작품은 서정적이며 안타까운 동시에 포근한 느낌이 든다. 삶의 터전이 사라지는 것을 보아야하는 주민과 풍경과 우리의 마음을 붓질이 채워주기라도 하는 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