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프로젝트 지브라_part2. 김예지
<외딴 집>

                                                                                           프로젝트 지브라_평론가를 꿈꾸는 대학생
                                                                                                                                            -김수지

 

외딴 집 _ 김 예지

누구나 자신만의 방공호가 있다. 자신의 방공호에서 혼자만의 안락함을 느끼는 동시에 절대적인 고독감을 느낀다. 안락함과 고독감은 동일한 속성을 지닌 듯하다. 우리는 홀로 살아 갈 수 없음을 알기에 소통을 해야 한다. 소통이 미덕으로 떠오르는 지금 많은 사람은 그 의무를 짊어지고 산다. 그렇기에 자신만의 방공호는 더욱 절실해진다. 누구도 침입할 수 없으며 온전히 나로서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이다. 김 예지 작가는 자신만의 외딴 집을 방공호로 세워 꽁꽁 숨겨두고 동시에 드러냄으로써 자기 치유와 공유의 지평으로 나아간다.

유치원 때 배우던 노래 중 즐거운 나의 집이란 노래가 있다. 흔한 내용이다. 즐거운 우리 집, 자상한 아빠, 상냥한 엄마, 다정한 오빠의 등장과 함께 따뜻한 저녁식사와 웃음소리가 흘러나올 것 같은 집안을 묘사한다. 가정은 행복한 곳이라는 이데올로기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주입된다. 가부장제 자본주의의 효과적인 재생산 도구, 행복한 가정은 매우 위험한 이데올로기다. 행복하지 않은 가정에서 자란 사람은 사회적 박탈감을 느낀다. 불행한 가정은 드러낼 수 없는 주홍글씨다.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가정을 추구해야하는 모순 속에 살아간다. 작가는 그런 자신의 모순을 고독감으로 가득 찬 그러나 고요하고 편안한 집으로 표현한다.

Hideout & infinite healing

재가 되어 사라질듯 한 형상을 한 집이 한 채 있다. 우리가 으레 알던 가정의 모습이 아닌 침대 한 채와 강아지만 있을 뿐이다. 그 밖의 어떤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 강아지는 절대적으로 나만을 바라보는 애완동물이다. 사회에서 버거운 싸움을 하고 돌아온 날 나를 반겨주는 강아지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침대는 모든 것을 잊게 해주는 가장 안락한 곳이다. 마치 태아로 돌아간 듯 우리를 몸의 휴식과 무의식으로 초대한다. 작가가 편안함을 느끼는 소재로 구성된 이 집은 현실의 괴로움을 잊게 해주는 작가만의 방공호이다.

집을 둘러싼 흐릿한 형상과 집보다 큰 나무 한 채는 이 곳이 은신처라는 것을 분명히 알려준다. 또한 어둠 속에 조용히 모습을 드러낸 집도 마찬가지다. 언제든 나의 존재를 숨길 수 있는 상징들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싶으면서도 숨기고 싶은 조심스러운 마음을 대변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지점은 불행한 곳, 안락한 곳 모두 을 통해 표현했다는 점이다. 행복하지 않은 에서의 도피가 가장 안락한 곳으로 꾸며진 또 하나의 인 것이다. 집에 관한 현실이상의 모순점은 공감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신만의 방공호를 세우고자 하는 본능은 어렸을 때부터 드러난다. 집 안의 아지트를 만들어 나만의 소중한 물건을 보관한다던가, 책상에 이불을 덮어 독립된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어릴 적 본능만으로 성인이 되어서 방공호를 찾는 심리를 설명할 수 없다. 소통, 긍정, 노력을 강요당하며 휴식이 허용되지 않은 채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청년들에게는 힐링마저도 사치와 마케팅 전략으로 변모한다. 각박한 사회와 집에서도 눈치를 받는 처지의 청년들에게 자신만의 방공호는 절실해진다. 김 예지 작가는 자신의 경험과 상처를 치유하는 외딴 집을 건설하고 보여줌으로써 청년들에게 금지된 휴식을 공유한다. 이런 감정은 너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야 라며 경쟁으로 점철된 우리에게 안식의 손길을 내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