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프로젝트 지브라_part1. 이지영
<결국은 깨어난다.>

                                                                                           프로젝트 지브라_평론가를 꿈꾸는 대학생
                                                                                                                                           -배지은

 

<결국은 깨어난다.>

우리는 모두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불안 때문에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러한 불안과 상처들은 사실 눈에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의 불안을 눈으로 불 수 없지만 칼이 꽂힌 상처, 혹은 금방이라도 칼이 날아들 것 같은 불안이 어떤 기분인지 이해한다. 이 그림은 인간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불안의 형태를 시각화했다.

그림 속 여자가 불안해 보인다고 느끼는 요소는 우선 관리되지 않은 긴 머리와 자신의 근심을 보고 있는 퀭한 시선이다. 뇌에 박힌 무기와 방패를 보자면 무기는 4개이지만 방패는 1개이다. 막으려 하지만 4갈래로 날아오는 공격을 막을 수 없는 방패같이, 떠오르는 생각들을 떠오르지 않게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무기들이 꽂혀 있는 부분은 뇌의 전두엽 부분이다. 전두엽이 손상되면 주위 환경, 사건들에 무관심해지고 감정적인 반응의 폭이 감소되어 감정조절이 어려워진다.

뇌전증을 앓고 있는 작가는 자신의 주관적인 불면의 경험을 그렸지만 이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또한 잠 못 들었던 경험을 그린 것은 재현적이지만 불면이라는 추상적인 소재를 구체화시켜, 자화상에 초현실적이고 추상적인 요소를 가미한 것이다.

작가는 이 그림을 통해 불면을 말하지만 또 다른 관람자는 이 그림을 불면이 아닌 악몽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악몽을 꿀 때에도 그림 속 여자가 느끼는 불안을 느낄 수 있다. 잠을 이루지 못할 때 머릿속에서 칼과 방패의 싸움이 벌어지지만 악몽을 꿀 때도 무의식 속에서 싸움이 일어난다.

그림은 지금까지 말한 것처럼 우울하다. 하지만 작가는 제목을 결국은 깨어난다.’로 지음으로써 희망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저렇게 잠 못 드는 밤이어도 어느 순간 잠들어 있고 언젠가는 깨어나게 된다고 말한다. 밤이 길어도 반드시 아침이 오듯이 불안도 언젠가 극복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잠 못 드는 밤>

이 그림은 주변의 이미지들 덕분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공포버전 같기도 하다. ‘어둠, 밤에 대한 공포를 그린 그림은 그것을 섬뜩한 여자아이의 모습으로 시각화했다.

사실 어둠에 대한 공포는 별 다른 트라우마가 없어도 누구나 가질 수 있다. 어두움이라고 하면 이유모를 공포를 느끼는 것이다. 성인이 되어서도 이유 없이 밤을 무서워하거나, 폐쇄되고 어두운 공간에 있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려움을 느낀다. 배경에는 어렴풋이 흔히 말하는 졸라맨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는 어둠에 대해 공포를 느끼는 어린아이 같은 면모를 나타낸다. 어른도 어둠에 대해 공포를 느끼고 그러한 어린아이의 면모가 사람들 마음 속 깊이 있음을 말한다,

두려운 낯섦이라고, 친숙한 것에서 낯선 감정을 받아 두려움을 느끼는 것을 ‘The uncanny'라고 부른다. 우리는 특히 밤에 친숙한 것에서도 두려움을 느낀다. 밝을 땐 예쁘기만 했던 인형이 어두울 땐 나를 싸늘하게 응시하는 것 같고, 낮에는 신경도 안 쓰이던 시계 초침 소리가 밤에는 나의 숨통을 죄이기도 한다. 오른쪽 하단에 있는 패턴을 가진 사각형은 작가의 집에 있는 쿠션을 그린 것이라고 했다. 밤에는 심지어 이렇게 인간형태주의(생명체가 아닌 사물에서 인간의 모습을 느끼는 것)‘를 느끼기 어려운 네모난 쿠션에서도 두려움을 느낀다.

그림의 여자아이의 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눈빛에 슬픔이 서려있다. 슬픔의 밑바닥에는 기본적으로 공포가 깔려있다. 공포를 느낄 때 항상 슬픔을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슬픔을 느낄 때에는 그 감정의 가장 근본적인 곳으로부터의 공포를 느낀다. 그에 대한 예로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사람은 그것에 대한 슬픔 깊숙한 곳에서 연인 없이 앞으로 살아갈 삶에 대한 공포를 느끼는 것을 들 수 있다. 이 그림은 물론 슬픔이 아닌 공포에 초점이 맞춰진 그림이지만 슬픔에 초점을 맞춘 관람자가 이 아이의 눈빛을 읽는다면 그렇게도 느껴질 수 있는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