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프로젝트 지브라_part2. 전해윤
<>, <멀리보기>

                                                                                           프로젝트 지브라_평론가를 꿈꾸는 대학생
                                                                                                                                           -배지은
 

 

<현실>, <멀리보기>

사람들에게 자신의 일상에 대해 물어본다면, 제각각 그들이 매일, 또는 자주 하는 것, 가는 곳을 떠올린다. 매일 가는 강의실, 회사, 카페, , 버스 등 자신의 매일을 생각한다.

매일 지나는 길을 가다보면 이따금 그 길에서 사진 찍는 사람을 발견한다. 나에게는 늘 보는 식상한 길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처음 보는 곳, 아름다운 곳,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는 곳이고 어쩌면 비현실적인 곳이다. 한국에 사는 우리에게는 유럽이나 서아시아, 중동의 성들이 아마 그런 곳일 것이다.

작가는 그런 누군가에겐 비현실 혹은 현실인 곳을 유리에 담았다. 작가는 생각과 고민이 많아 얼룩진 자신과 다르게 투명하고 앞뒤가 다르지 않은, 모순이 없는 유리가 좋다고 했다.

작가의 유리에 담긴 이국적인 건물들은 우리에게는 관광지이지만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지나가는 길가에 있는, 매일 보는 건물이다. 우리에게는 멀리 있는 것, 비현실적인 것, 쉽게 볼 수 없는 것이지만 그 곳 사람들에게는 현실이다. 어디에나 현실이 있는 것처럼 우리에게는 비현실적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현실적인 건물에, 작가의 현실을 나타내는 버스를 그려 넣었다. 비현실적인 곳은 없다. 누군가에겐 비현실이지만, 다른 이에겐 현실이다. 작가는 이국적인 건물을 새긴 유리공예에 건물1 또는 성2 같은 흔한 제목이 아닌 현실이라는 제목을 붙여 어디에 있든 우리는 우리의 현실을 살고 있고 다른 이의 현실 또한 다를 바 없다고 말한다. 보잘 것 없어 보이는 나의 현실일지라도 누군가에겐 비현실일 것 이라는 의미를 담아 자신의 현실을 소중히 여기라는 메시지를 관람자에게 전하고 있다.

우리는 사진으로만 보던 관광지를 가보면 막상 사진과는 살짝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생각하는 에펠탑은 높고 먼 곳에서 찍은 이미지이고 막상 에펠탑 바로 앞에 가면 우리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기가 어렵다. 작가는 관광지의 성의 모습과 멀리보기라는 제목으로 그런 메시지를 주고 있다. 인생도 그렇다. 가까이 있을 때보다 멀리 있을 때 아름다움을 유지할 때가 많다. 멀리서 동경하던 사람은 먼 거리를 유지할 때가 좋고, 아름다운 성도 가까이서 볼 때보다 멀리서 볼 때 전체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전해윤 작가의 작품을 보고 감탄을 한다. 어떻게 이렇게 만들었을까 다들 궁금해 했다. 필자도 깨지기 쉬운 유리에 어떻게 이런 섬세함을 남겼는지 궁금했다. 일단 전해윤 작가는 유리에 시트지를 붙여 성의 전체적인 윤곽을 따낸 후 면이 넓게 파인 곳은 모래바람을 일으키는 샌딩기를 사용하여 면을 파내고 주로 드릴을 이용하여 유리에 그림을 그린다.

필자는 실제로 전해윤 작가가 작업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드릴소리가 꽤 클뿐더러 비교적 작은 유리에 진동하는 드릴로 그림을 그리는 것은 전혀 쉬워 보이지 않았다.

작가는 작업을 할 때 자신에게만 오로지 집중하며 현재와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그로 인한 자아실현을 하게 된다고 한다. 이 작품에는 작가의 고뇌와 고민, 혹은 고통이 녹아있는 것이다. 유리판과 진동을 하는 드릴 소리와 함께 작가는 자신만의 세계로 들어간다. 들어간 곳에서 현실을 마주하고 다른 누군가의 현실을 보고 세상을 멀리 볼 때의 아름다움을 만난다.

사람들은 섬세한 유리공예를 보고 일단 감탄을 하지만 제목이 가진 의미를 알고 작품을 다시 본다면 그 깊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