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채수 <GAIA MAGO HERSTORY> 展 리뷰
-행궁동 커뮤니티 아트센터

                                                                                                                                   미술평론가
                                                                                                                                         -김종길

 

교육예술가이자 발명가이기도 한 초암 교육예술연구소 손채수 대표의 전시는 홀리스틱(Holistic) 교육이론을 교육예술 철학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는 홀리스틱 교육원리와 다중 지능이론에 기초한 영재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150차시의 강의를 한 바 있고, 성인 인문학 프로그램 인류정신문명발달사’, 인형과 함께 들려주는 돌북 돌북(Doll Book Doll Book)' 성인 교육프로그램, 책 읽어주는 실버 문화봉사단 북(BOOK-BOOK) 프로그램, 예술을 통한 어린이 곤충생태문화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하고 실행한 바 있지요. 작품들은 오랫동안 홀리스틱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프로그램 개발과 강의를 수행해 온 손채수의 미학적 상상의 결과물이자, 교육예술의 측면에서 인간의 영성 미학을 표현한 작품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작품들은 여타의 순수미술 작품들과 어떤 측면에서는 같고 또한 다르기도 한 특별한 영적 메시지입니다.

손채수의 교육예술은 고요한 침묵의 숲에서 불어오는 아주 오래된 향기와 같습니다. 그는 숲의 향기에서 침묵의 말들을 번역하듯 우리가 잊고 있었던 생의 근원적인 지혜의 원형을 찾아서 보여줍니다. <땅으로부터>는 우리 몸의 세포가 우주세포로서 지구별의 식물들과 얼마나 많이 닮았는지 깨닫게 합니다. 사람의 머리가 생명을 포태하고 있는 큰 씨알이라면 두 팔은 두 개의 뿌리이며 가슴은 풍요를 잃지 않는 대지일 것입니다. 그 대지에서 다시 두 개의 큰 가지가 자라고 잎을 틔웁니다. 생의 활기로 가득한 붉은 몸에서 푸른 숲의 씨알이 터지는 순간입니다. 그는 말합니다. 우리는 땅에 머리를 대고 잠을 자는 존재라고. 그래야 지구별 가이아는 물론이고 집단 무의식의 지구의식과 접속될 수 있다고 말이지요. 그의 이야기는 역설적으로 우리가 무엇을 상실하며 살아왔는지,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를 되묻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손채수가 지향하는 교육예술 철학에서의 홀리스틱 이론은 어떤 것일까요? 홀리스틱(Holistic)이란 순 우리말로 '옴살스럽다-모두가 한 몸 같이 가까운 사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전일주의(holism, 全一主義)라고도 합니다. 홀리스틱(Holistic)이란 말은 원래 그리스어의 홀로스(holos)’ 로 이것은 전체(whole), 건강(health), 낫다/치유(heal), 신성(holy) 등의 파생어도 갖고 있습니다. 이에 기반한 홀리스틱 교육(Holistic Education)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 인간과 생태계와의 관계 등 관계성(Connection)’을 중시하는 교육으로 그 속에서의 조화(Balance)와 포괄․통합성(Inclusiveness)을 추구합니다. 따라서 홀리스틱 교육은 단순한 지식을 전수하기 위한 교육의 방법이 아닌 생명을 위한, 사람을 위한 교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06월 미국 시카고에서 제1회 홀리스틱 교육 국제 세미나에서 채택한 시카고 선언은 다음의 10가기를 주장합니다. 주장하는 문장만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참된 인간성을 계발 교육을 최우선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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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개인의 존중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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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은 중심적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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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스틱 교육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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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는) 새로운 역할을 재인식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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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자유는 배움의 과정에 있는 모든 단계에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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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형 민주주의 교육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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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시민교육이 강조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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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소양교육이 강조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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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spirituality)을 강조해야 한다.

그러므로 손채수의 작품들은 그가 스스로 처음부터 나중까지 자신의 교육예술 철학을 바탕으로 제작한 배움의 과정이 모두 드러난 지구시민교육을 위한 특별한 자료이면서 교재이고, 또한 지혜의 산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우리 몸에 깊게 침윤되어 있으나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오래된 지구의 DNA같은 그 무엇입니다. 고대 생물체는 이미 멸종되었기 때문에 현존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 보면 지금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는 바로 그 생물체의 후손들이며 현존체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는 마치 기억할 수 없는 세계의 기억, 즉 너무도 오래 되어서 잊고 있는 것조차 모르는 기억으로부터 우리 존재의 시원을 발굴하듯 그림을 그렸습니다. 칠판화의 형식을 빌어서 고대암석 속의 화석을 캐내듯 그림을 그린 것이지요. 그림은 그래서 생명의 흔적이 아니라 또렷하게 살아있는 생명 그 자체의 모습이었습니다.

<바다로부터>는 우리 인간이 바다로부터 왔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푸른 형상의 인간은 바다입니다. 우리가 흔히 푸른 생명, 푸른 피라고 말하는 의미의 출발은 바로 거기서 연유합니다. ‘깨어서 살아있음을 표현하는 가장 아름다운 시적 표현이 그것이지요. 그 푸른 인간이 붉은 물고기를 안고 있네요. 그렇다면 저 붉은 물고기는 무엇일까요? 붉은 심장입니다. 푸른 피는 붉은 심장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붉은 심장은 또한 마음입니다. 우리는 마음을 표현할 때 붉은 색을 씁니다. 뜨거움이지요. 그 뜨거움의 다른 표현이 대지입니다. 그러므로 <바다로부터><땅으로부터>는 한 쌍입니다. [//여자 : 바다/물고기/남자]를 보세요. 지구입니다. 지구 생명체 구도입니다. 인간은 땅과 바다로부터 왔고 그것으로 돌아갑니다. 그 생명순환의 지극한 원리를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합니다.
가이아는
지구라는 이름의 여신이며, 태초의 어머니신, 창조의 어머니신이라고도 불립니다. 모든 것들의 어머니, 즉 만물의 어머니인 셈입니다. 마고(麻姑)는 신화로 우리 민족의 생성 신화라 할 수 있습니다. 마고 신화는 단군 이전의 신화입니다. 마고는 가이아와 다르지 않은 우리 민족의 창조 어머니신입니다. 허스토리는 남성적 역사관으로 불리는 히스토리(History)에 대응하는 개념으로서 21세기 새로운 문명대안으로 떠오른 개념입니다. 손채수는 가이아, 마고, 허스토리의 세 개념을 그림과 조각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였습니다. 왜일까요? 그는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말했던 ‘오래된 미래를 꿈꾸기 때문입니다. 과거를 현재로 호명하고 현재를 일깨워서 미래를 열기 위함이지요. 앞으로 만을 위해서 질주하는 이 문명사회의 귀에 대에 대고 그는 소리 없이 외칩니다. “천천히, 다시 너를 보렴, 네가 왔던 그 수십억 년의 삶을 성찰하렴, 그러면 네가 그렇게 빨리 달리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어. 너는 그 모든 시간과 공간을 DNA로 가지고 있는 아주 성스러운 존재니까 말이야. 네 어머니, 가이아 마고께서 말씀하신다. 너를 보라고 말이야
.”